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애인과의 데이트 코스일 수도 있고 친구와 시간 때우기로 볼 수도 있다. 아니면 영화광이라서 영화를 볼 수도 있고 유명하다니까 한번쯤 볼 수도 있다.물론 TV에서 하는 영화 말고 극장에 몸소 발걸음을 해서 보는 영화를 이야기 한다.나도 영화광에 속하는 편이다.이것 저것 안 따지고 잘 보는 편인데 요즘은 영 바빠서 보지를 못한다.그러다가 내 손에 들게 된 오늘의 영화라는 책을 보게 된다.사실 요즘은 영화보다 책에 더 빠져 산다.과연 이 책은 어떤 내용일까? 예전에 비디오 가게에 놓여 있던 영화 가이드 같은 책일까?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읽어 보게 되었다.
이 책은 영화 비평을 위한 책이다. 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그 말은 곧 영화뿐만 아니라 감독의 성향과 철학적 의미 그리고 스크린에 대한 열정을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극장에서 볼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보통 사람들 (나를 포함한)은 영화가 재미있어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독립 영화는 예술성에서 호평을 받지만 흥행은 하지 못한다.그 이유는 바로 감독의 의지가 그대로 담겨 있기에 철학적 의미를 많이 내포하기 때문이다.한마디로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독립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을 찾기도 어렵지만 어렵사리 보게 되더라도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아직 나의 소양이 부족한 탓일까? 그럼 비평가들은 어떻게 영화를 바라 볼까?나는 영화를 볼 때 그렇게 따지지 않는다.단 따지는 것은 스토리의 진행과 배우들의 연기력 정도? 친구와 영화를 보고 나올 때면 그 부분에 대하여 이야기를 많이 한다.하지만, 오늘의 영화에서는 배우나 스토리의 비평보다는 감독의 생각이나 능력을 평가한다.그리고 비평은 다분히 주관적이긴 하지만 수긍이 가는 부분도 많이 있다.영화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느냐?그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느냐?왜 이 영화가 유명한 영화제에서 상을 받을까?바로 일반인과 비평가들이 영화를 보는 관점이 틀리기 때문이다.
단편적인 예로 매우 재미있게 봤던 영화 추격자에 대해서 비평가는 이야기 한다.공권력의 나태함과 부재, 그리고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매춘을 하는 여자, 그리고 주인공의 내면을 내다보는 관점을 이야기해 보자.나도 추격자는 재미있게 봤다. 시작과 동시에 영화가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는 긴장감과 범인을 오픈해 놓고 잡아가는 과정, 그리고 예상과 달리 매춘을 하던 여인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 이런 부분들은 내가 느끼는 부분들이고 보통의 관객들이 느끼는 수준이다.하지만, 비평가는 역시 영화를 다른 관점에서 본다.전직 형사이지만 타락한 주인공이 범인을 잡아야 하는 상황은 지금 현실에서 공권력의 나태함을 나타내고 이를 비웃듯 범인은 살인을 자행한다. 그리고 우리는 몸을 팔아서 사는 여자를 가장 천시하지만 영화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여인의 모습을 그려낸다. 바로 사회 가장 저층에 존재하는 약자들의 희생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다.물론 이건 비평가의 주관일 수도 있다.그 주관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사실 우리는 영화를 볼 때 너무 비평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영화는 영화일 뿐이다.이것 저것 현실에 빗대어 너무 따지다 보면 그 영화의 본래의 의도나 재미는 사라진다.나는 그래서 영화의 스토리 조차 잘 보지 않는다.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오늘의 영화처럼 영화에 대한 비평이 있는 책을 읽어 본다면 그 영화에 대한 이해가 십분 더 발휘 될 것 같다.이 책에 있는 영화의 절반도 보지 못했지만, 비평가들의 비평과 이해가 어느 정도 전해지는 느낌이다. 더 재미있고 또 흥행도 하고 관객들의 호응도 좋은 영화들이 많이 쏟아졌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램이다.
2009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는 작년에 개봉한 영화 중에서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각각의 선정 영화에 평론들을 덧붙여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낸 것이다. 책의 뒤에는 추천을 받은 감독과 영화를 목록으로 작성하여 부록으로 덧붙였으며, 독자 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추천 위원들의 선정 이유 도 함께 실었다. 이번 책에는 총 22편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수록하였다.
올해에 선정된 작품들은 다음과 같다. 한국 영화로는 영화는 영화다, 과속 스캔들, 님은 먼 곳에, 멋진 하루, 밤과 낮, 쇼킹 패밀리, 슬리핑 뷰티, 슬리핑 뷰티, 쌍화점,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우린 액션배우다, 중경/이리,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추격자, 크로싱이 선정되었다. 외국 영화로는 4개월 3주… 그리고 2일, 굿 바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다크 나이트, 렛 미 인, 바시르와 왈츠를, 이스턴 프라미스, 자유로운 세계가 선정되었다.
펴내면서
한국영화
영화는 영화다 장훈 감독
흔치 않은 복합성과 매혹을 겸비한 문제작·전찬일
과속 스캔들 강형철 감독
재미와 감동이란그렇게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유재혁
님은 먼 곳에 이준익 감독
이준익의 농밀한 음악적 오차 범위와 수애의 발견·강태규
멋진 하루 이윤기 감독
머리와 가슴을 즐겁게 만드는 조화·이 원
밤과 낮 홍상수 감독
낮은 구름 아래 미로를 떠도는, 보람 없는 여행·김지미
쇼킹 패밀리 경순 감독
가부장 가족 제도에 대한 정면 반박·박동현
슬리핑 뷰티 이한나 감독
동화의 꿈이 깨어진 자리, 피 흘리는 현실의 공주들·정여진
쌍화점 유하 감독
아랫도리의 뜨거움과 배설의 시원함·이재복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임순례 감독
틀에 박힌 한국 영화에 날린 거침없는 하이킥·유지나
우린 액션배우다 정병길 감독
맞으면 아픈 당신들은 진짜 액션 배우다·설규주
중경/이리 장률 감독
광폭한 탐욕이 휩쓸고 간 자리, 중경에서 이리까지·맹수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김지운 감독
인과율을 상쇄하는 박동搏動의 서사·박유희
추격자 나홍진 감독
사회적 약자의 희생과 공권력에 대한 책임 추궁·문학산
크로싱 김태균 감독
미적 자율성과 이념적 도구의 경계에서 바라본 ‘절반의 땅, 그곳’·김시무
외국영화
4개월 3주… 그리고 2일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
동유럽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차가운 세밀화·김호영
굿’바이 다키타 요지로 감독
행복한 이별, 그리고 출발·한옥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엔 형제 감독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김경욱
다크 나이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다크 나이트에 나타난 진실 게임: 당신은 인생의 주인공입니까?·김서영
렛 미 인 토마스 알프드레슨 감독
왕따 소년과 뱀파이어 소녀의 외롭고, 안타깝고, 따뜻한 사랑 이야기·임정식
바시르와 왈츠를 아리 폴만 감독
망각과 기억, 환상과 현실을 떠다니는 대학살의 왈츠·정민아
이스턴 프라미스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
폭력의 조건과 역사를 그리며 철학적으로 사유하기·곽영진
자유로운 세계 켄 로치 감독
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세계의 실상 또는 허상·강성률
특집 인터뷰 전찬일(영화평론가)
영화는 영화다 장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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