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2일>박경리 님은 어찌 이런 소설을 쓰는 것인지.내 어린날, 토지를 완독했을 때 느꼈던 전율과 감동을 똑같이 이 책에서도 느꼈다.이 한권의 책에 어떻게 그리 방대한 스토리와 인물들을 담아냈는지.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도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게 만들었다.이 소설의 내용은 어머니는 자살을 하고 아버지는 살인을 하여 불우한 생을 시작하게 된 한 남자와 그의 다섯 딸들(용숙, 용빈, 용란, 용옥, 용혜)의 비극적인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저의 아버지는 고아로 자라셨어요. 할머니는 자살을 하고 할아버지는 살인을 하고, 그리고 어디서 돌아갔는지 아무도 몰라요. 아버지는 딸을 다섯 두셨어요. 큰딸은 과부, 그리고 영아살해 혐의로 경찰서까지 다녀왔어요. 저는 노처녀구요. 다음 동생이 발광했어요. 집에서 키운 머슴을 사랑했죠. 그것은 허용되지 못했습니다. 저 자신부터가 반대했으니까요. 그는 처녀가 아니라는 험 때문에 아편쟁이 부자 아들에게 시집을 갔어요. 결국 그 아편쟁이 남편은 어머니와 그 머슴을 도끼로 찍었습니다. 그 가엾은 동생은 미치광이가 됐죠. 다음 동생이 이번에 죽은 거예요. 배가 침몰되어 물에 빠져 죽은 거예요. ... "둘째 딸이 털어놓는 자신의 집에 대한 이야기에서 이 소설의 내용이 잘 요약되어 있다.일제시대 한국 땅, 통영의 한 시골, 그저 평범하게 살고 있는 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이 일련의 비극들로 삶의 비극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삶이 비극이듯이 문학 또한 비극이 주조임은 자연스러울런지도.하지만 그 속에서 비극은 정화효과를 갖는다. 내 지역 말이기도 해서 더욱 친근감과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던, 그리고 삶의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을 건드려줌으로서 공감과 위안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책 「김약국의 딸들」훗날, 삶이 너무 힘들다고 느껴질 때 다시 한번 읽어보리라 -
본능의 숲에서 교배한 필연은 비애의 씨앗을 뿌리고 통영의 밤바다 바람 속에서는 다섯 딸들의 숙명적 사랑과 배신, 죽음, 원초적 몸부림이 넘실댄다. 삼베처럼 질긴 한의 씨줄과 설움의 날줄은 비극의 천으로 약국집 다섯 딸들을 옭아매는데….
등장인물로 투영되는 나를 발견하고 김약국의 다섯 딸과 그의 아내 한실댁을 중심으로 통영지역의 삶이 그려지고 있다. 인물의 섬세한 묘사와 사실적 성격창조가 아름답다. 짙한 된장 국물같기도 하고 짜지만 감칠맛나는 젓국같기도 한 문체들이 책 하나가득 넘친다. 그녀의 글은 어려운 것 같으면서도 구렁이 담 넘듯이 쉽게 넘어간다. 책장이 어떻게 넘어가는지 모를 정도. 단락마다 제목을 따로 달고 그 이야기들이 엮이면서 김약국의 집안 이야기는 재미와 안타까움을 반복한다.
제1장
통영
비명
자유민
운명
도깨비집
혼례
사슴사냥
오던 길을
꽃상여
핏줄
제2장
뱃놈이 왔고나
파초
명장
정사
애인
혼처
바람이 세게 불었다
어장막
제3장
불구자
하얀 손
비밀
풍신대접
요조숙녀
취중
낙성식
출범
나라 없는 백성
실종
형제
제4장
영아살해사건
서울서 온 사람들
결별
절망
오욕의 밑바닥에서
떠나는 사람들
거절
모성
까마우야 까마우야
흐트낌
제5장
지옥
나타난 한돌이
점괘
가장례식
소문
보고 싶었다
꾀어낸 사내
미친놈
번개치는 밤의 흉사
타인들
제6장
신비스런 사내
광녀
감이 소담스럽게
선고
늙은 짐승
탈출
침몰
낭만의 잉여상태
장례 이후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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